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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August 8, 2015

아이들을 후쿠시마에 보내면 안되는 이유 [김영희 변호사의 핵 이야기]


1. 우리 청소년들의 후쿠시마 방문

최근 우리나라 청소년 150명이 후쿠시마를 방문하는 것을 두고 큰 논란이 일고 있다.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행사’라는 이름으로 일본 외무성이 후원하고, 후쿠시마현 시민단체인 ‘후쿠칸네트’가 주관하는 행사다.

7월 29일부터 8월 7일까지 10일 동안 도쿄도, 후쿠시마현, 미야기현를 방문하는 일정이고, 서울, 수원 10명, 전남 영광 30명, 전북 110명 등 전국에서 모인 150명의 청소년과 인솔자 21명이 참가한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사고가 수습된 것처럼 보이려고 후쿠시마에서 일본 국내행사나 국제행사를 개최할 경우 많은 특별지원을 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한국청소년 후쿠시마 방문 행사 관련 홈페이지를 확인해 보니 일본 외무성이 이 행사에 돈을 댄다고 한다. ‘후쿠칸네트’라는 단체와 국내 학생 모집을 한 단체 모두 후쿠시마대 등에서 강사를 하고 있는 ‘정현실’이라는 사람이 대표로 있는데, ‘후쿠칸네트’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의 허수아비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우려와 비난의 목소리가 컸지만 일정은 강행되었고, 단지 7명의 학생이 학부모들의 항의로 일본 방문을 포기했다. 전북교육청과 전북환경운동연합은 공항으로 출발하려는 학생들을 만나 안내장을 나누어 주었는데, 후쿠시마 사고에 관한 내용과 ‘비에 노출되지 않기’, ‘흙 만지는 행동 자제하기’,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의 농수산물과 가공식품 반입 금지’ 등의 주의사항이 적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주의사항을 지킨다고 하여 청소년들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 아무리 비를 맞지 않거나 흙을 만지지 않더라도 일단 일본에 간 이상 일본의 공기와 물을 마시고 음식을 먹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 외부피폭의 위험성

먼저 외부피폭이 문제가 된다. 방사능에 오염된 땅 위에서 사람이 생활하면 오염된 땅에서 나오는 방사능에 피폭이 된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작성한 2011년 토지오염도에 따르면, 후쿠시마현 동쪽 반과 미야기현, 도쿄도 일부지역까지 ‘방사선 관리구역’ 이상으로 오염되었다. 일본의 ‘방사선관리구역’의 기준은 1제곱미터당 4만 베크렐 이상인데, 아래 지도에서 하늘색의 상당부분과 초록색, 노란색, 빨간색 전 지역은 토지 전체가 1제곱미터당 6만 베크렐 이상 오염된 지역이다.

‘방사선관리구역’은 우리가 병원에 가면 엑스레이나 시티 촬영실 같은 곳에 ‘방사선’ 표시가 되어 있는 곳으로 방사선 작업종사자 외에는 출입을 못하는 곳이다. 방사선관리구역에서는 물이나 음식을 먹을 수 없고, 잠을 자서도 안 된다. 이들 지역이 ‘방사선관리구역’과 같은 정도로 오염되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일본의 저명한 핵전문가인 고이데 히로아키가 2014년 1월 22일 한국 국회에서 강연할 당시에도 강조했던 것이다.
▲[세슘 134, 137의 토지침착량](단위 : 베크렐/제곱미터) 일본 문무과학성 2011년 11월 자료
그런데 지금 우리 청소년들이 방문하고 있는 지역이 바로 후쿠시마현, 미야기현, 도쿄도인 것이다. 현재 이들 지역의 주거 및 상업지역은 방사선관리구역에 해당할 정도의 공간선량은 아니라고 발표하지만 세슘137의 반감기가 30년인 점 등을 고려할 때, 그 사이 일본 정부가 제염 작업을 했다고 하더라도, 얼마나 방사능이 제거되었을지 의문이다.

공간선량이 낮다는 발표에 대해서도 일본정부의 공간선량 측정기 위치와 방식에 대해서는 일본 안에서도 믿을 수 없다는 문제제기가 많기 때문에 여전히 마음 놓고 다닐 수 있는 곳은 못 된다.
▲ 일본 문부과학성에서 발표한 공간선량률 지도. 2014년 11월 7일 기준.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사고가 난 후쿠시마 제1 핵발전소로부터 북쪽 약 60킬로미터에 있는 후쿠시마시 및 서쪽 약 60킬로미터의 고리야마시 등을 방문하는 일정이다. 이들 지역의 도시부는 오염제거가 진행되고 있지만, 주택에서 20미터 이상 떨어진 삼림은 오염제거를 전혀 안 한 상황이다. 그런데 후쿠시마현 면적의 7할은 삼림이다.

현재 주거지의 공간 방사선량은 낮아졌지만, 숲이나 일부 도로변의 공간방사선량은 여전히 높다. 주거지의 방사능 제염 작업을 해도, 방사능에 오염된 숲에서 바람이 불어오면 방사능은 다시 퍼질 수 있다. 더군다나 일정표에는 복숭아 따기 및 농원 견학 같은 코스도 포함되어 있는데, 방사성 세슘이 토양에 흡착되었다고는 해도, 주위 환경의 오염이 제거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가와우치무라의 경우, 피난해제 지시에도  주민들이 귀향을 하지 않는 제일 큰 이유는 음료수를 얻는 저수지의 방사능 오염이 제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수지의 밑바닥에 가라앉은 방사능의 영향을 염려하고 있으나, 일본 정부는 주거지 및 학교 주변 이외의 오염제거까지는 아직 못하고 있는, 아니 안 하고 있는 상태인 것이다.

3. 내부피폭은 더 위험

더 큰 문제는 호흡기와 음식을 통한 내부 피폭이다. 공기 중의 방사성 물질이 숨을 쉴 때 폐 속으로 들어온다. 그런데 더 많은 양의 방사능이 한꺼번에 몸속으로 들어오는 경로는 음식을 통해서다.
몸속으로 들어온 방사성 물질은 몸 밖으로 배출되기까지 24시간 계속하여 몸에 방사선을 발생시키고 몸은 방사선을 쪼이게 된다. 숨으로 들이쉬거나 입으로 먹은 방사성 물질은 몸 안에서 바로 인접한 살아있는 세포에 직접 방사선을 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체르노빌 사고 조사결과에서도 음식을 통한 내부 피폭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알려졌다. 2006년 우크라이나 정부는 체르노빌 사고로 발생한 방사성 물질에 의한 우크라이나 국민의 피폭된 경로를 발표했다. 사고현장에 있었거나 사후처리를 담당했던 사람들은 외부 피폭량이 많았으나, 멀리 사는 사람들은 오염된 땅에서 생산된 농산물 및 우유 등 음식물 섭취를 통한 내부 피폭이 80-95퍼센트라고 했다. 한전 전력연구원에서 나온 논문도 핵발전소 주변 주민들의 피폭은 방사성물질에 의해 오염된 음식물 섭취 같은 내부 피폭이 주류를 이룬다고 지적한다.

우리 몸속으로 들어온 방사능은 ‘유효(실제)반감기’가 10번 지나면 1/1000로 줄어들어서 대부분 없어진다고 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반감기가 아무리 많이 지나도 매우 적은 양의 방사선이 나온다고 한다. 유효반감기는 요오드131은 7.6일, 스트론튬90은 18년, 세슘137은 70일, 삼중수소는 12일, 플루토늄239는 500년이다.

유효반감기의 10배의 시간이 지날 동안 우리 몸속에 들어온 방사능은 지속적으로 몸을 공격한다. 세포를 죽이거나, 악성으로 변하게 하거나,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 세포가 죽으면 조직이나 장기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 세포 안의 DNA가 손상된 채로 살아남아 악성으로 변하면 암이 된다. 그리고 DNA의 손상이 생식세포에 생겨서 다음세대에 돌연변이나 기형 등이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핵마피아들은 낮은 선량의 방사선에 피폭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무리 극미량의 방사선량이라고 하더라도 암 발생의 위험이 있다는 LNT(Linear No-Threshhold, 문턱 없는 직선)모델은 미국 과학아카데미나 핵산업계를 대변하는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조차도 인정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 학계의 권위 있는 저널 <The Lancet>(의학 주간잡지)에 실린 프랑스, 영국, 미국의 핵산업계와 핵 관련 시설 노동자 30만 8297명을 연구조사한 논문에 따르면, 누적적, 외부적, 지속적인 저선량 전리방사선 피폭과 백혈병 사이에 관련성이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 단위 선량당 위험도의 계수는 기존의 고선량 전리방사선 피폭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의 위험도 계수와 일치했다는 것이다.

4. 어릴수록 방사능에 더 민감하다

더군다나 어릴수록 방사능에 더 민감하다. 또 남성보다는 여성이 방사능에 더 민감하므로 여자 아이들이 더 문제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조직을 구성하는 세포가 분열하는 능력이 높거나 세포의 성숙도가 낮을수록 방사선에 더 민감한데, 세포가 분열할 때는 세포 속에 있는 DNA가 노출되기 때문에 방사선에 취약하다.

아이들은 어른과 달리 성장이 끝나지 않은 상태이므로 몸의 세포 대부분이 어리고 활발하게 분열하면서 방사선 피폭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해 심한 손상을 입는 것이다. 1세 미만의 어린이는 30세 성인에 비하여 약 20배 정도 방사능에 민감하다고 한다. 방사능은 1급 발암물질이다. 아무리 낮은 선량이라도 방사능 피폭으로 우연히 일어나는 유전적 손상으로 암은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방사성 물질에 대하여는 ‘가능한 노출을 낮게’ 하는 것이 원칙이다.

5. 후쿠시마 사고의 풍문 피해를 줄일 목적의 행사에 동원된 우리 청소년들

그러므로 우리 청소년들을 후쿠시마로 보내면 절대 안 되는 것이었다. 한국은 방사능에 한창 민감한 청소년들을 150명씩이나 후쿠시마 지역을 방문하게 함으로써, 후쿠시마가 이제는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 지역인 것처럼 홍보하는 데 앞장 서는 꼴이 되었다. 실제로 이 행사 모집요강에는 “풍문 피해를 줄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풍문 피해’란 후쿠시마핵발전소 사고로 일본에 대한 소문이 나빠져서 일본 관광객 감소나 일본 농수산물 수입 금지 등 피해를 입는 것을 말한다. 2015년 7월 27일자 <마이니치신문>은 후쿠시마 사고에 따른 한국에서의 풍문피해의 해소를 노리는 프로젝트가 후쿠시마에 사는 한국인 여성들에 의하여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중고대학생 170명과 인기 K-POP 가수들을 후쿠시마에 초대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외무성은 일본 국민들도 기피하는 후쿠시마현에 왜 우리나라 청소년들을 '공짜 여행'으로 현혹하여 방사능으로 오염된 지역을 방문하게 하고, 후쿠시마현이 안전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행사에 동원하는 것인가? 그리고 우리 정부는 들끓는 여론에도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인가? 

김영희 변호사

재벌개혁과 소액주주운동을 주로 하는 경제개혁연대 부소장이며 4대강조사위원회 활동을 하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법학교수,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진행한 주요 소송으로 새만금소송, 4대강소송, 제일모직 주주대표소송, 현대차 주주대표소송, 신고리 5,6호기 관련 소송이 있다.

* 제휴매체인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04일 자 에 실린 글 입니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news/mainView.php?uid=3832&table=byple_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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