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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May 11, 2015

박근혜 비난하는 독일언론... 비참한 한국이지만 [베를린에서 보내는 그림편지] 세월호 참사 후, 한국 떠나고자 하는 당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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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로 자식을 잃은 아버지가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울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른들이 만든 나쁜 사회, 나쁜 정부입니다. 아빠가 아이었을 때, 이런 세상을 꿈꾸진 않았을 것입니다. 지금은 캄캄합니다. 캄캄한 바다에 노란 배를 띄워봅니다. 세월호가 가라앉은 저 깊은 바다 심연이 밝아지길, 국민들의 소망과 따뜻함이 전해지길, 다시는 차디찬 바다 속에서 울고 있는 아버지를 만들지 않겠다는 다짐해봅니다. ⓒ 권은비

"한국으로 절대 돌아오지 마라."

얼마 전 통화했던 지인의 말이었습니다. 연락할 때마다 '언제 한국에 들어오느냐'고 저에게 물었던 사람이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로 그는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의 한국 상황을 전하는 그의 말투는 결연하기까지 했습니다. 전화를 끊고 한참 동안 하늘만 바라봤습니다. 

국민의 안전도 지키지 못하는 나라 한국, 그리고 앞으로 그곳에서 '살아내야' 할 삶을 생각하니 현기증이 났습니다.

독일 언론으로 보는 한국은 아픕니다. 

독일에 있는 동안, 독일 언론에 보도되는 한국의 모습에 전 많이 놀랐습니다. 지난 2012년 대선 때입니다.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독일 <슈피겔온라인>(Spiegel online)을 비롯한 일부 독일 언론들은 '독재자 딸이 대통령이 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 당시 한국의 언론에서는 감히 볼 수 없었던 표현이었습니다. 

이번 세월호 참사 발생 후 독일 언론 <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Frankfurter Rundschau)는 '차가운 독재자의 딸'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박 대통령의 태도를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또 다른 언론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인네짜이퉁>(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 FAZ)은 지난 18일자 기사에서 국정원 대선개입사건을 언급하며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까지의 모든 위기는 모르쇠로 넘어왔지만 세월호 사고는 박근혜 정부에게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22일자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선장을 '살인자와 같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법적인 판단이 되어야 할 사안에 미리 참견했다"고 대통령의 경솔한 언행을 날카롭게 지적했습니다. 

진보적인 언론, 보수적인 언론 상관없이 독일 언론으로 보는 한국은 비참했습니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독일 언론입장에서는 아시아의 한 나라에 대해 어떠한 특정 정치적 성향 가질 필요조차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편파적인 보도'라는 핑계를 댈 수조차 없는 독일 언론을 통해 바라본 한국은 어찌 보면 더 객관적일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더 아팠습니다. 

나를 위한 나라는 없다 

저는 지금 베를린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흔하게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터키, 중국, 일본, 그리스, 페루, 기니아 등등. 

세월호 사건이 일어나기 전, 우연히 저마다 다른 국적을 가진 친구들끼리 모여 각자의 나라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한국에 대한 불평을 쏟아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내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의 나라는 의료비가 너무 비싸다는 미국 사람, 민주화를 위해 많은 시민이 죽었고 지금도 전쟁 같은 시기 보내고 있다는 이집트 사람, 내전의 위협을 걱정하는 우크라이나 사람, 아직 내전을 겪고 있는 시리아 사람. 그리고 이 시리아 사람은 자신에게 독일은 천국과도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 순간 제 머릿속에는 얼마 전 봤던 독일의 <Good bye Deutschland>라는 TV프로그램 떠올랐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독일이 싫어서, 혹은 이런 저런 이유로 다른 나라에서 새 삶을 시작하는 사람들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그곳에 출연한 한 독일 사람은 독일사회 시스템은 모두 고장 났다면서, 더 이상 자신의 나라에 대한 애정이 없다고 말하며 다른 나라로 떠나기 위해 짐을 싸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어떤가요? 당신이 생각하는 좋은 나라는 어디인가요? 요즘 저는 태어난 나라는 선택할 순 없지만 앞으로 살아갈 나라를 선택할 수 있다면, 나는 어느 나라로 갈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이것저것 따져보니 결국 내가 살고 싶고, 꿈꾸는 나라는 지금 이 세상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유토피아를 바란 것은 아닌 듯한데 말입니다. 

분노를 삼키지 마세요,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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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30일 오전 안산 화랑 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정부 합동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애도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저 역시 며칠 동안 세월호 기사를 보며 눈물만 흘리길 반복했습니다. 그러다 독일 TV뉴스에 나오는 각국의 수많은 사회문제들을 바라보며, 세월호의 침몰은 단순히 한국만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 4월 27일, 베를린예술대학의 한병철 교수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인네짜이퉁>(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 FAZ)에 기고한 글이 인상 깊습니다. 이 글에서 한 교수는 세월호는 단순히 한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며, 살인자는 선장이 아니라 신자유주의라 말합니다. 

맞습니다. 선장은 그저 기업과 자본가에 의해 사용 되어지는 무책임하고 불안한 비정규직노동자일 뿐, 악마가 아니었습니다. 선장을 단순히 악마로 만듦으로써 우리가 고쳐나가야 할 기형적 사회문제를 그냥 지나치지 말아야 합니다. 

"분노는 어떤 상황을 중단 시키고 새로운 상황이 시작되도록 만들 수 있는 능력이다. 오늘날은 분노 대신 어떠한 심대한 변화도 일으키지 못하는 짜증과 신경질만이 점점 확산되어간다." 

한병철 교수의 저작인 <피로사회>에서는 '분노'의 능력을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가 지금 느끼는 분노는 그저 '인간의 부정적 감정' 이상의 것일지도 모릅니다. 한국사회가 지금 침몰해가는 배라면 우리의 분노는 이 배가 다시 바다를 건널 수 있는 능력을 만들 수 있는 에너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를 통해 만천하에 들어난 한국의 비정상적, 비상식적, 비윤리적 문제들을 보며 우리들의 분노가 짜증으로 변질될 때, 그래서 어느 순간 세월호에 대한 관심이 사라질 때, 그렇게 세월호 참사가 점점 잊힐 때, 1년 뒤 혹은 2년 뒤 또 다시 '재난'은 우리의 가족과 친구들의 목숨을 위협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아직, 분노해야 합니다. 

'제2의 참사' 될 수 있는 철도·의료사고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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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 앞 촛불 든 시민 "책임질 줄 모르는 대통령은 각성하라" '세월호 침몰사고' 14일째인 지난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열린 '세월호 탑승자 무사생환 기원 및 사망자 추모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박근혜 정부의 총체적 부실대응을 규탄하고 있다. ⓒ 유성호

이번 참사를 통해 우리는 무분별한 민영화는 이윤추구를 위해 국민의 생존권을 바다 속으로 내팽개칠 수도 있다는 뼈저린 교훈을 얻었습니다. 비단 세월호뿐만이 아닙니다. 불과 5개월 전, 철도 민영화반대 파업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어떠한가요? 어느새 우리 기억 속에 잊힌 건 아닌가요? 우리가 세월호 침몰 사고로 실의에 빠진 지난 4월 16일, 철도발전소위원회는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종료되었습니다. 

지난 시간, 우리는 이토록 '나쁜 사회'를 만들어온 어른이었기에 우리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였습니다. 이제는 책임 있는 변화를 만들 차례입니다. 지방선거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지금 무능력한 정부, 무능력한 대통령을 뽑은 것에 대해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습니다. 이번 6.4 지방선거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첫 번째 대국민 심판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난 4월 29일, 독일 베를린에도 세월호 침몰 사고 사망자들을 위한 분향소가 설치되었습니다. 멀리서나마 희생자들을 가슴에 새기며 다시 되뇌어봅니다. 

- 반드시 기억할 것 
- 절대 잊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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