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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April 14, 2015

“세월호 참사, 왜냐고 묻는 외국인들… 이들도 종북인가” [벤쿠버 추모집회 현장] 세계가 주목하고 궁금해 합니다, 왜 아직도 진실이 밝혀지지 않고 있는지를

하늘이 더없이 파란, 따뜻한 토요일 오후였다. 4월 11일 오후 3시, 캐나다 벤쿠버 아트 갤러리 한 쪽에 스무명 남짓 사람들이 노란색 몸자보를 몸에 걸치고 한 줄로 나란히 섰다. 사람들 손에는  “The Truth shall not sink with Sewol”(진실은 침몰하지 않습니다)이라고 쓰인 피켓이 들려있었다. 세월호 사건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유가족이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전단지 그리고 서명용지도 함께 였다. 그 옆에는 295명의 영정 사진이 놓였다. 흰 국화꽃도 옆에 자리 잡았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열린 벤쿠버 추모 집회 풍경이다. 

집회(피켓팅이라고 하는 게 더 맞을 듯하다)는 두 시간 동안 진행됐다. 개인적으로는 캐나다에서 처음으로 외국인을 상대로 세월호 참사에 관해 알리는 경험이었다. 작고 작은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일어난 이 참사에 관해 벤쿠버 사람들이 알고는 있을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상상도 되지 않았다. 
  
▲ 캐나다 벤쿠버에서 지난 11일(현지시간) 세월호 추모 집회가 열렸다.
ⓒ이단비
 

놀랍게도 벤쿠버 사람들은 기대 이상으로 세월호에 관해 잘 알고 있었다. 지난해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하기 시작했을 때 캐나다 방송에서는 이 사건을 헤드라인으로 다뤘다고 했다. 더욱 인상 깊었던 건 이들이 건네는 진정 어린 위로였다. 
“아, 이 사건 알고 있어요. 너무 슬픈 일이에요.” “정말 필요한 일을 하고 있네요!” 

교민들의 이야기를 들은 캐나다 사람들은 기꺼이 탄원서에 서명하고 영정 앞에 흰 국화를 놓고 두 손을 모았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 멀리서 우리를 보고 가던 방향을 틀어 다가와 지지해주고 서명까지 하고 가는 여성도 있었다. 

지지해주거나 스쳐 지나가거나, 이런 반응은 한국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 한국 여성은 버스를 타고 다가다 세월호 피켓팅을 하고 있는 걸 보고 버스에서 내렸다고 말하며 서명을 하고 발길을 돌렸다. 몇몇 한국 교민은 우리 쪽을 슬쩍 쳐다보고 “아하, 세월호…”라는 말만 흘리고 가던 길을 갔다. 

이해해보려고 애썼지만 야속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한국 땅에서 터져 나오는 희생자 가족들의 울분 터지는 외침과 끝없이 세월호 참사를 사람들 기억에서 지우려고 애쓰고 진실에 다가가는 모든 움직임을 막으려는 정부의 모습을 보고 들을 수 없어서. 그래서 이들은 서서히 세월호 참사를 마음에서 지우고 있는 것일까. 
  
▲ 한 캐나다인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캐나다 벤쿠버에서 열린 세월호 추모집회에서 세월호에 대해 묻고 있다.
ⓒ이단비
 

벤쿠버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세월호가 침몰한 원인과 300명이 넘는 승객들이 왜 즉시 구조되지 못했는지를 밝히는 수사가 지금까지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왜?”라고 물었다. 그리고 한국 정부가 잘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저 그들의 상식에서 나온 물음일 거다. 누군가는 이들에게도 ‘종북’이라고 말할까.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는 이번 주에 토론토·런던·뉴욕·파리·베를린 등 많은 도시에서 참사를 기억하고 희생자 가족들을 지지하는 다양한 행사와 집회가 열린다. 피켓팅에 참여하면서 알게 된 건, 한국 교민들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1년이 지난 지금도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이 상황이 어떻게 해결될지 주목하고 있다는 거다. 내가 보고 듣고 느낀 벤쿠버 사람들이 건넨 위로와 지지하는 마음을 희생자 가족들에게 꼭 전달하고 싶다. 우리는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는 거라고.
  
▲ 캐나다 교민들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캐나다 벤쿠버에 마련한 세월호 추모 집회 및 서명에서 한 캐나다인이 자전거를 탄 채 서명하고 있다.
ⓒ이단비
 

벤쿠버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한 달에 한 번 다운타운에서 한국 교민들이 모여 피켓팅을 해왔다고 한다. 그리고 4월 10일에는 유가족 두 분이 벤쿠버를 방문해 한국 교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 참석 인원은 150명이다. 토론토 교민들은 지난해 8월부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및 재발방지와 안전사회건설을 촉구하는 캐나다 단식 릴레이’를 238일째 이어오고 있다.
/이단비 (캐나다 유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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